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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젤렉의 개념사사전 [진보]

p12

...그렇다면 역사 용어들은 본질적으로 비역사적인 요소들에 의해 만들어진다고 말할 수 있다. 따라서, 오로지 역사적 사실에만 국한되는 개념은 드물고, 페렐만이 보여준 것처럼 그것들은 대체로 르네상스, 종교개혁 혹은 나중에 보게되겠지만 진보와 같이 시대들이 스스로를 규정하는 데에 사용된다.

이때 시간 그 자체는 구체적으로 보여줄 수 없기 때문에 모든 역사적 표현들은 은유적으로 역사와 그 움직임에까지 확대되는 자연적이고 공간적인 배후 의미에 의지하게 된다. 진보개념역시 그런 표현들 가운데 하나다. 걸어가다Schreiten라는 단어에서 유래한 이 개념은 물리적 공간적 구성요소를 지니며 걷는 행위가 이루어짐에 따라 자연스럽게 시간적 구성요소가 첨가된다. 왜냐하면 마우트너가 강조한것 처럼 걸어간다는 것은 언제나 앞으로 나아가기, 즉 진보하기Fortschreiten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진보는 공간적으로 여기와 저기, 시간적으로 지금과 나중 및 이전을 서로 연관시키는 관계를 규정하는 개념이다. 길이라는 공간에는 시간적 흐름이 상응하기 마련이다. 일반적 관계 범주로서 진보 개념은 시공간에서 벌어지는 모든 역사적 움직임을 호명할 수 있을 정도로 유연하고 중립적이다.

p13

과거에 사건의 경과나 관계를 규정하는 용어들은 다양한 역사적 움직임과 변화와 관련되어 사용되었고 18세기에 와서야 역사자체라는 하나의 공통된 개념에 의해 묶이게 된다. 즉 진보 개념과 역사 개념은 동시에 나타난 것이다... 앞으로 있을 분석의 과제는 진보라는 유동적 범주의 생성과 유래를 해명하여 이전에는 없었던 진보의 근대적 의미를 부각시키는 것이다...

p14

...이전의 전진ProgreB이나 진전Fortgang이라는 표현으로는 파악할 수 없는 역동성이 담겨 있다. 역사적 움직임을 나타내는 현대적 의미의 진보개념은 어원적 의미를 상실하고 그것을 잊게 만들었다. 진보이전에 TM이던 전진과 진전은 이제 성장메타포로 자연적이고 순환적인 사건의진행을 이해하는 개념으로 사용되었다. 반면 진보는 그렇지 않다. 진보는 순수하게 역사적인 어떤 시간을 개념화해야 했다. 물론 이 시간화는 이론적 어려움을 초래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정치적 언어사용에서 이데올로기 개념으로 해결되었다.

이 새개념은 근대에 와서 순차적으로 혹은 동시에 나타나는 일군의 움직임을 포착한다.

진보는 스스로 역사의 주체가 된 보편적 인류와 관련된 개념이 되었다. 역사철학의 보편적 개념이 된것이다.

하지만 진보개념은 종종 개별적인 영역 혹은 구체적 행위일체와 관련되었다. 이때 이들은 시간적으로 앞서고 뒤처지는 긴장관계에 있었다. 옛것은 언제나 뒤처짐을 의미했고 따라서 뒤좇고 만회하여 추월할 것이 요구되었다. 진보는 당파적, 집단적 행동이라는 개념이 되었다.

진보자체가 주체적 개념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역사적 운동이 스스로를 진보의 주체로 생각하게 된다. 이렇게 될 때 진보 개념은 이념화될 수 있다. 또한 이데올로기 비판의 대상이 된다.

진보는 가끔 더 나빠지는 것을 표현할 때도 있지만 보통 개선을 향한 움직임을 의미한다. 진보는 거의 종교적 색채를 띈 희망의 개념이 된다.

진보는 반복성을 전제로 하는 고대의 연속성 모델과는 달리 비순환적인 진행을 가리킨다. 용어상으로 후퇴는 진보의 반대 개념이다. 하지만 현대의 진보이론에서 후퇴는 항상 진보보다 더 짧게 지속된다. 이때 진보는 단절을 허용하긴 해도 언제나 직선적 방향 개념이다.

진보의 목표는 유한한 범위내에서 완벽을 추구하는 것과 그 목표를 무한하게 연기하는 것 사이에서 동요한다. 왜냐하면 후자의 경우 진보가 달성해야 하는 목적 자체가 항상 새롭게 제시되기 때문이다. 진보는 임시적인 관점의 개념이 되며 좀더 좁은 의미에서는 계획의 개념이 된다.

진보는 종종 가속화를 가리킨다. 이때 물리적 가속과 다른 점은 그것이 역사적 동력에 의해 촉발되거나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한 동력이 발전적이라고 정의되면 진보는 역사적 정당화를 위한 개념이 된다. 이 모든 의미 규정들은 서로 보완하거나 지지하면서 진보 개념을 정립시켰다. 하지만 이들이 모두 한꺼번에 나타나는 경우는 드물고 어떤시기에는 서로 배타적이기도 하지만 대체로 근대적 세계의 특징을 표현한다. 이 내용들은 유토피아적 성향을 띠는 동시에 충분히 많은 경험을 토대로 한다. 진보는 오랜 시간에 걸쳐 서서히 시작되어 점점 QK르게 진행된 산업화의 지표이자 구성요다. 그리고 산업화는 사회적 정치적 삶의 수많은 조건들을 변화시키거나 새롭게 만들었다. 진보로 파악되는 근대는 주어진 삶의 근거에서 벗어나 열린 미래를 향해 새롭게 구성되는 듯 보인다.

역사처럼 진보 개념은 역사의 흐름속에서 이루어지는 행위야 경험의 여러영역을 이론적으로뿐만 아니라 실천적으로 규정하려는 근대적 개념이다. 따라서 앞에서 언급한 모든 기준들은 특정한 사회적 정치적 맥락을 갖는다. 아래에서는 이들이 서로 어떤 관계를 갖는지 고찰하게 될 것이다.

p.17

p20정말이지 신들은 처음부터 인간에게 모든 것을 보여주지 않았고 시간이 흐르면서 인간들은 더 나은 것을 찾아 나서야한다.

...처음에는 프로메테우스 같은 신들이 주는 선물을 통해서... 인간은 자연의 도전에 문명으로 대응했다. 이러한 가름침은 적어도 기원전 5세기 아테네 시민들의 의식에 큰 영향을 주었다. ...

새로운 것은 더욱 새로워지기를 원했다.... 자신들의 상황을 크로노스가 실각한 후 젊은 제우스가 지배한 상황과 유사하게 생각했다....

p24

좀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현대의 진보개념에서처럼 경제 사회 윤리를 동시에 포괄하고 세계를 장학하는 진보가 아니라 최대한 럽은 의미에서 기술적인 것에 집중하여 세계를 장악하는 진보로 이해했다....

p25

법질서를 근본적으로 개선해 이상적 질서를 확립하고자 했다. 이에 대한 구상들은, 적어도 플라톤에게는 인간적 진보의 표현으로 이해될 수 있었다.

p27

이소크라테스는 방법적 지식과 능력의 증가는 다른 모든 것과 마찬가지로 이미 존재하는 것을 고수하지 않고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을 과감히 바꾸고자 하는 데에서 출발한다고 말한다...

플리니우스는 시대가 영원히 앞으로 나아간다는 사실을 의심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거라고 말한다

p28

플라톤은 과학에서 많은 진보가 이루어진 경험을 바탕으로 이미 법질서를 생각해냈으며 진보가 불가피하다고 여겼다. 이와 동시에 그는 인간적 상황이 일반적으로 확장된다는 경험을 시간의 무한성이라는 공리와 일치시키려고 했다. 그는 언제나 대홍수가 일어나고 언제나 새로운 시작이 가능하다고 가정함으로써 그렇게 할 수 있었다.

p.29 루크레티우스는 발명의 역사가 현재를 넘어 지속될 섟으로 생각하고... 다음과 같이 단언했다.

.... 이성은 모든 것을 빛의 해안으로 끌어올린다...

p32

사람들은 폴리비오스와 달리 로마제국이 단순히 역사적단계에서 하나의 목표에 지나지 않는 게 아니라 세계사 전체의 목표라고 이해하게 되었다. 사람들은 일찍이 예수의 탄생과 아우구스투스가 지배하는 제국의 공고화 사이에 신이 의도한 관계가 있다고봤었다. 로마제국에 와서야 선교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교통체계가 만들어졌다고 믿었다.

p33

이렇게 해서 그리스 로마시대에 처음으로 미래의 보편적 진보에 대한 강렬한 기대가 생겨났다.

...오히려 도덕적진보가 세상을 유익하게 할 것이라고 믿었다.

지상에서, 다시 말해 로마제국에서 인류의 완성을 향한 진보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생각은 당시 여러 기독교사상에서 다양한 형태로 나타났다.

p33

물론 예수를 따른 사도들의 견해를 결코 넘어설 수는 없었다.... 하지만 순차적 시간의 흐름은 인식이 확장되는 과정으로 이해되었다. 시간의 진보에 걸맞게 진리 자체를 점점 더 증명해 보이는 종교적 은총의 표시가 증가하고, 따라서 치유의 효과와 함께 진리의 인식이 시간과 함께 확대되는 것이 필요했다....

P43

아우구스티누스는 예수의 재림이 이루어지지 않은 사실이 종말을 지연시킬 뿐 아니라 오히려 역으로 성취를 증대시키기도 한다고 이해했었다. 그는 마지막까지 우리 모두가 한명도 빠짐없이 구원되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이렇게 선택된 자들의 수를 불리기 위한 목적으로 인해 그것을 위해 필요한 시간, 즉 신이 예쩡한 시간은 질적인 의미, 다시 말해 진보적인 의미를 갖게 되었다.

...예를 들자면 동에서 서로 움직인다는 문화와 제국의 전이 이론이 그 중 하나다.

...세번째 제국, 즉 성령의 제국을 새롭게 기대하게 됨으로써, 최후 심판의 날이 이미 와버렸다면 실망이 컸을 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p45

모샤임은 신이 후세의 인간들에게 진보적인 미래를 허용했다고 하면서, 따라서 우리는 완벽하기를 원해서는 안된다. 왜냐하면 우리들의 후손들이 자신들에게 주어진 유산을 바로잡고 완벽하게 할 것이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그들은 오랜기간에 걸쳐 발전된 이성의 계승자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덧붙였다. 젬러는 예수가 정말 지혜롭게도 구원의 바탕이 되는 중요한 가르침을 자신의 죽음 이후까지 미루었다며 이제 18세기에 살게 된 것은 은혜로운 하늘의 섭리라고 확신했다.

칸트는 이성적으로 성찰되지 않은 진보에 대한 믿음을 비판적으로 보았다. ...형식적으로 그는 초대 기독교의 입장을 취했다. 종교는 순수한 도덕적 신앙이지 공공연한 상태가 아니다. 자신의 믿음이 진보했다면 그것은 자기 자신만이 의식할 수 있다고 단언한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칸트는 순수한 도덕적 신앙으로부터 시간을 초월하는 진보의 목표를 이끌어냈고 교회는 이를 추구해야한다고 말한다. 이런전제하에서 “교회는 윤리적 신의 왕국이 되도록 노력해야 하며 모든 인간과 모든 시대에 동일하게 적용되는 확고한 원칙에 따라 이 왕국의 완성을 위해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해야 한다”고 말한다. 시간을 초월한 목표는 역사에 영향을 미치며 교회는 세상이 도덕적이 되면서 스스로 해체한다고 보았다. 즉 구원을 담보하는 외형적 매개체인 교회가 결국은 시간이 흐르면서 불필요하게 된다는 것이다.

p47

단 역사속에 나타나는 교회의 모습은 단계적으로 역사 진행과정에 맞춰져야 했다. 이에 따라 가톨릭교회는 과거의 교회가 되었고 신교는 미래의 교회가 되었다. 로테는 칸트의 생각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기독교 국가의 교회가 세속화함으로써 더욱 번성한다고 보았다.

p51

아아우구스티누스와 토마스 아퀴나스는 초역사적인 신앙의 진리와 이성의 진리를 지상의 노화 현상에서 제외했다. 신앙은 영원히 젊거나 보댕이 현대적으로 표현한 것 처럼 제국은 몰락하더라도 역사는 결코 노화하지 않는다고 본다.

.

p53

...제한된 완전성을 보이는 동물과 달리 인간은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존재라는 파스칼의 확신은 이제 인간이 초역사적으로 신의 영원성에서 연결되어 있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p54

라이프니츠는 신학적 전통을 수용하면서도 인간이 인식과 행복의 추구에서 무한히 진보하고자 하는 끊임없는 불안감을 갖고 있음을 인식했다.

...왜냐하면 최고의 상태도 시간적 연속선상에서 RMsgdladjqt이 개선되기 때문이다. “다라서 진보의 끝에 도착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

p58 상대적 완벽성의 목표에 도달 할 수 있다는 대의는 18세기에도 널리 퍼져있었다.

p66

일루미나티의 지도자이면서 고아명회원들을 완성주의 실천자라고도 불렀던 아담 바이스하우프트는 1788년에 인류의 오나성에 대한 역사를 집필하면서 아직 진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았다. ... “인간이 도달할 수 있는 최고의 완성은 멀리 있는 이익만을 위해 행위하고 가능한 한 먼 미래를 예견하는 느엵에 있다.

...브란데스도 완성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하지만 완성가능성의 완성을 국가의 목적으로 정의하지 않을 수 없었다.

p68

...언젠가는 세계가 물리적으로 몰락한다고 본 칸트는 이러한 모델을(무한한 진보가 계속되는 우주)통해 종말론의 실현을 인정하면서 이를 동시에 극복했다. ...미래의 시간은 무한하다... 창조는 결코 완성되지 않았다... 결코 중단되지 않을 것이다.

...칸트는 실천이성을 통해 좀 더 결정적인 답을 제공한다. “세계가 전체적으로 항상 개선을 향해 나아간다는 것을 상정할 수 있는 근거는 djEJs 이론이 아니라 순수실천이성이다.”

최종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것은 의무 ... 독립적이고 자율적인 인간에게 주어진 과제다. 이렇게 해서 진보는 선험적 논증 맥락 속으로 들어오게 된다. 도덕적 진보가 필연적이라는 인식조건이 동시에 그것의 실현 조건이 된것이다.

p.69

.칸트는 말년에 가서는 개선을 향한 역사의 진보가 도덕적 계명을 넘어서서 이론적으로 필연적이라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프랑스 혁명때 수많은 동시대인들이 권리를 위해 용감하게 동참한 것이 인류가 실제로 반복된 훈련을 통해 보편적 정의에 다가가고 있다는 역사적 증거가 되었기 때문이다. ... 즉 진보 개념은 진보를 위해 특정한 입장을 가져야 한다는 도덕적 강제성을 띠면서 정치적 당파 개념으로 새롭게 진화하게 된다.

p78

그래서 예Fmf 들어 국가는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인류의 목적을 위해 존재한다면서 “이 인류의 목적이란 인간의 모든 힘을 키우는 것, 즉 진일보Forschreitung하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이제 진보의 주체는 과거 진보의 구체적 기초가 된 학문,기술,예술 등과 같이 한정된 영역에 제한되지 않게 되었다. 진보의 주체는 지고의 보편성, 즉 누구도 피할 수 없는 보편성의 동인이 된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인류의 진보와 행복, 도덕과 정신, 문화와 사회의 진보, 좀 더 형식적으로는 시간의 진보, 그리고 훨씬 더 나중에는 역사의 진보를 원한다.

p82

프리드리히 슐레겔은 이러한 기대 지평의 변화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신의 왕국을 실현하고자 하는 혁명적인 욕구야말로 진보적 발전의 탄력적 요소이며 현대역사의 시작이다.

p85

맨먼저 16세기17세기에 과학과 예술이라는 특정분야에서 진보 의식이 이해되었다. 그러다가 18세기가 되면 인간 삶의 모든 영역이 진보의 관점으로 평가된다.

p91

보댕은 인간이 낙원 내지는 황금시대로부터 점점 더 멀어진다는 견해를 공공연히 부정했다. 그는 인간은 오히려 순환적 자연속에서 서서히 야만과 미개의 상태로부터 해방되어 정반대의 길을 가고 있다고 말한다.

...홉스는 자연과학에서의 진보와 이를 좇지 못하는 도덕간에 벌어진 괴리를 명확하게 묘사했다....

p92

콩도르세는 로크 이후로 도덕과 정치 그리고 국가경제는 자연과학처럼 확실한 길을 걷게 될 것이며 EK라서 미래에는 사회계획이 수리화 될 수 있을 것이라 했다. 후에 콩트는 이 내용을 자신의 사회물리학을 통해 관철시키려 했다.

p95

홉스는 네덜란드를 모범으로 삼아 뒤좇으려는 영국인들의 희망속에서 민족전쟁의 불씨를 보았다.... 콩도르세는 진보가 주로 앵글로 색슨과 프랑스인에 의해 이루어진다고 보았고... 민족정신이 세계사의 주도권을 교대로 떠맡는다는 헤겔의 이론역시...

p96

이렇게 해서 인류는 처음엔 진보의 가설적 주체였지만 발전의 괴리라는 관점에서 서로 나뉘게 되었고 뒤처진 민족들이 지배의 대상이 되었다. 진보의 단계에서 생겨나는 어쩔 수 없는 지배의 대상이 되었다.

...“위대한 사회주의 혁명은 가장 진보한 민족들이 시민 시대의 결과인 세계시장과 현대적 생산력을 통제하고 이를 공동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한다. 그렇게 될 때야 비로소 인류의 진보는 맞아죽은 자으들의 해골에 음료를 담아 마시려는 RMaWlr한 이교도 우상을 더 이상 닮지 않을 것이다.

진보의 단계적 차이와 괴리에 근거한 비동시적인 것의 동시성 명제는 그것이 임의뢰 해석되는 것과 상관없이 정치적 지도층에게 일종의 정당성을 부여했다. ... EK라서 반쪽의 인류가 진보를 추구할 때 이러한 논지는 이데올로기적인 요구의 성격을 띠고 요구의 이행이 미래로 연기됨으로써 진보는 무한하게 재생산된다. 이 경우 역시 진보개념의 이같은 추상적이고 이데올로기적 특성을 처음으로 꿰뚫어본 사람은 다름아닌 헤겔이었다.

p99

인료의 진보가 학문의 발전에 의해 직접 좌우된다고 본 피히테는 그 때문에 진보를 이끌고 나갈 과제를 학자들에게 위임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들의 과제는 인류전체의 진정한 발전을 감독하고 이 발전을 지속적으로 장려하는 것이다.“

바이스하우프트는 이제 독일사회에 중간 계층이 형성되었다고 파악하고, 사회적 변화에 근거해서 이 새로운 중간계층이 완성을 향해 나아가는 자극제 역할을 할 거라고 보았다. 이 중간 계층에서 나머지 다른 계층의 희생과 지도자가 나오며 또한 이 계층이 산업과 경제 그리고 무역을 촉진시킨다고 말했다....

p104

튀르고, 콩도르세, 콩트, 그리고 칸트가 요구한대로 진보의 혜택이 모든 사람에게 돌아가려면 뒤처진 야만인들과 문명화된 유럽인 사이에 나타나는 진보의 불균등성이 장기적으로는 해소되어야 한다. 하지만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차이의 만회가 이루어져야 했다. 학문과 도덕간에 언제나 확인되는 괴리도 마찬가지다.

....

이런의미에서 진보는 일반적 사건개념뿐만 아니라 엘리트적 행위 개념이 되었다.

p106

우선 헤겔은 기독교의 완성이론을 비판한다.... 이는 내세적 성취만을 이야기할 뿐이며 EK라서 모든 현세적 행위는 준비이자 수단으로 격하된다고 본다.

오히려 스스로를 창조하는 절대정신은 역사속에서 꽃을 피운다는 것, 즉 절대 정신이 실제로 세계역사를 다스려왔고 다스리고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한다.

...완성가능성이란 사실가변성처럼 뭐라고 규정할 수 없는 것이다. 그것은 목적도 목표도 없다. 변화가 최고의 지향점인듯해도 그 변화에 대한 기준은 없다.

이러한 입장에서 헤겔은 괴리에 대한 온갖 형태의 해석 역시 거부한다. “개인의 차원에서 말하자면 누구나 자기시대의 자식이다. 마찬가지로 철학도 그 가상속에 당대를 반영한다. 개인이 자신이 살고 있는 시대를 뛰어넘얼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어떤 철학적 사상이 당대를 넘어선다고 말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p108 "세계사는 자유의식의 진보이고, 우리는 그것의 필연성을 인식해야 한다.“

“보편정신의 이러한 전진과정을 통해 역사는 영원히 반복되는 자연과 구별된다....

...자연에서 종자체는 진보가 없지만 정신에서는 변화 하나하나가 진보다.

...이처럼 헤겔은 진보를 다른 의미 영역으로 옮겨 놓았다. 진보는 자연과 달리 세계사의 단계를 표시하는 진행범주일 뿐 아니라 동시에 역사자체를 위한 구조적 특징이었다.

...과제를 해결함으로써 정신은 새로운 과제를 만들어내고 그러면서 작업의 대상을 배가시킨다... 진전을 유도하는 것은 형상의 내적 변증법이다...

...그렇기 때문에 헤겔은 진보가 불특정한 상태로 무한정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자기자신으로의 회귀라고 말한다.

...즉 자유가 스스로 이행해야할 목적 그 자체가 되는 것이다... 이로부터 하나의 방향이 제시되는데 그것은 다름아니라 자유의식을 증대시켜 세계를 제 것으로 만드는 것이다. 헤겔의 용어로 말하면 이 길은 가능성에서 현실로 가는 진행 과정이다. 즉자적 정신이 대자적 정신이 되는 것이다.

p116

진보가 특정한 주체나 객체와 뚜렷하게 연결되지 않고 독립적으로 사용되자 곧 표어의 성격을 띠게 되었다.

p120.

진보는 개념 형성 초기부터 객관적이 s역사 진행 범주인 동시에 주관적인 행위 범주였다. 행위를 위해서는 진보에 대한 믿음이 있어야 한다는 주관성에 대한 인식이 이제 19세기동안 널리퍼진다.

...진보에 대한 믿음은 사상적 성향이 강한 행동주의로 나타났고 이것은 1848년에 표출되었다.

p129

당파와 결합된 일시적 관점에서 진보개념의 또다른 특징인 이념화 현상이 초래되었다. 각각의 사회적 진영 또는 정치적 입장은 각기 다른 미래를 전망했다. 하지만 추구하는 미래의 모습이 아직 경험으로 증명될 수 없으므로 각각가의 관점에서 제각기 다른 미래를 전망하는 것이 가능했다. dlfhTJ 누구도 반박할 수 없는 입장을 제각각 고수할 수 있었고 이를 근거로 다른 고마점의 미래가 잘못되었다고 공격할 수 있었다. 진보개념은 이제 이데올로기라는 무기가 되었다.

p134

마르크스는 철학의 빈곤에서 현대를 이렇게 규정하고 있다. 오늘날의 사회 즉 개인적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교환에 근거한 산업시대에 생산의 무정부적 현상은 그토록 많은 불행의 근원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진보의 원인이다. 이 감춰진 진보는 현대에 와서 경제현상의 결과로 인한 모든 끔찍하고 가혹한 현상들에도 불구하고 평생동안 이들이 믿었던 거의 종교적인 신념이었다.

p136

마르크스는 스코틀랜드 윤리철학가들이 사용한 괴리-모델을 독창적으로 사용했다. 즉 모든 역사적 변화 갈등 그리고 혁명은 생산력의 증가와 이로 인해 생겨나는 생산관계의 왜곡에서 유래한다고 보았던 것이다... 생산력과 생산관계라는 두 영역의 불평등한 고나계가 헤겔의 과정 범주를 경험적으로 보완할 수 있는 역사 변형의 잠재력이라고 보았다.

니체는 진보에 대한 믿음을 데카당스 현상으로 폭로했다. 그는 진보는 단지 현대적 이념, 즉 잘못된 이념일 뿐이라고 말한다. 언젠가는 한 번 이라는 d이 의지와 방향을 현재 유럽에서는 진보라고 부른다. EK라서 기독교적 전제가 진보 속에서 여전히 살아 있고, 이인화된 신성의 주체는 허상이다. 인류는 진보하기는커녕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

진정한 진보는 더 큰 권력을 향한 의지와 방법 그 자체를 통해 이루어진다. 진보는 인간 종의 강화이고, 크게 의욕하는 으력이다. 그 외의 다른 모든 것은 오해이고 위험하다... 대중으로서의 인류는 좀 더 강한 개별적 인간 종이 번성하도록 희생되어야 한다. 이것이아야 말로 진보라 할 수 있다. .... 그의 언설은 사회진화론의 입장을 강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by 일칠오 | 2013/03/31 08:21 | 트랙백 | 덧글(0)

추억팔이 1


"그러니까 테이프 말야... 친구집에서 음수학원1,2편을 봤는데 충격이었지. 환상에 인간존재가 짓눌린다는게 그런느낌일까,
아니 그 반면에 몸안의 내우주는 폭발할것 같았지. 친구에게 빌린 3,4편 비디오테이프를 집으로 들고오는 동안, 복권당첨보다도 더 두근거렸을지 몰라. 오죽하면 길을 가다가 나를 쳐다보는 사람이 있으면 '너 불법야한테이프보는구나! 경찰서로 가자'라고 말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떨면서 집으로 돌아왔어."
"그래서 봤어요? 그날?"
"아니, 부모님이 모두 집을 비우시길 기다렸어."
"아..."
"남자들에겐 신성한 의식의 시간이 있어. 그걸 빌려가서 무얼할지 잘 알지만, 모두 그걸 입밖에 내진 않지... 그 의식은 말할수 없는 것이야. 우리는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말하지 말아야 할 의무가 있어. 그게 남자들간의 터부지. 여튼, 나는 그 신성한 의식을 치르기 위해 몇날 며칠을 기다렸어. 때마침 개교 기념일이 돌아왔고, 나는 뛸뜻이 기뻐하며 비디오 테이프를 빨리 돌려달라는 친구들의 성화에도 불구하고 아직 덜봤다며, 오늘은 꼭 보고 돌려주겠다며..."
"그래서 언제 돌려줬는데요?"
"일주일도 더 지나서."
"아항..."
"의식은 만족스러웠어... 아주 신성했지... 목욕재계를 하고 방을 어둡게 해 바깥으로 부터 들려오는 소리를 잘 들을 수 있게 해두고 말야 언제 대문이 열릴지 모르니... 그리고 소리를 적당히 높이고 의식을 치르는데 가장 적당한 자세로 앉아서 샅샅이 감상했어."
"그리곤?"
"지금에와서는 옛날의 추억이 됐지. 아주 아련하면서도... 생각하면 아랫도리가 불끈해지는 그런..."
"하아..."
애인님은 피식 웃으면서 내 엉덩이를 꽉 꼬집었다. 데이트에서 헤어지고 집으로 돌아와 검색을 해보았다. 불법파일이므로 다운로드가 안된다느니 뭐 그런 이야기 밖에 찾을 수 없었다. 나는 오히려 그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추억은, 추억속에 남겨두는 거지. 암... 그래야지.

by 17호 | 2012/06/03 11:07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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